자작 영상시

기다림의 스승

관음죽 2011. 3. 8. 16:19

 

 

기다림의 스승

             -군자란-

 

                        김선희

초경을 치른

소녀의 갈래머리처럼

두 갈래 꽃대가 밀어 올린

도화(挑花)의 분홍처럼 요란하지도

흑장미처럼 요염하지도 않은

오렌지색 군자란

 

삼한사랭(三寒四冷)의 혹독한 추위에도

온몸 속삭이며

우수(雨水)를 맞아, 꽃 피워낸다

 

침묵 속

우아한 자태

인동초보다 강인한  

기다림의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