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방

사라지는 것--12, 호수

관음죽 2012. 1. 26. 17:44

검지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잠자던 창이 불을 켜고

온갖 세상살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어제까지 불 밝힌 창 한구석

휘날리는 눈이 햇살에 사라지듯이

산을 넘지 못해 꺽인 C와 D의 육신

하늘을 날아 고이 담아온 추억들, 잠자고 있을까

아침 이슬이 사라지고

함께한 인연들이 별이 되듯

약속도 없이 제멋대로 사라지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