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풀어 쓴 창작론
한석산
시라는 것은 창작이다.
우리 겨레를 지킨 모국어의 힘
뉘라도 흉내내지 못할 그걸 풀어내라
초안할 때는 우선 문장을 써놓고
이것저것 다른 말로 바꿔 굴려 봐라
어휘를 잘게 잘게 썰어 써라
작은 그릇에도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
시는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것이다
문학적 향기가 우러나오는 싱싱한
소재나 주제 취사선택을 잘해서
격을 갖춘 차원 높은 시를 써라
직유보다는 은유나 비유 묘사와 진술
생략과 압축 상징과 암시
연상 작용을 할 수 있게끔 하라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는
가슴 뭉클한 작품을 써라
다독多讀 만이 읽고
다사多思 만이 생각하고
다작多作 만이 써라
첨삭添削 퇴고推敲 되풀이 하라
불멸의 명작은 퇴고에서 나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2년에 걸쳐 쓴
‘개미’를 120번 고쳐 썼고,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를 200번 고쳐 썼다고 했다.
한석산은 그의 어느 작품 한 문장을
일흔 일곱 번 고침질 했다고 한다.
갈고 닦는 글다듬기 공을 들일 일이다.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시로 풀어 쓴 창작론
천년千年 후
문학의 텃밭을 지킬
후손들에게 물려 줄
아름다운 유산을 위하여
본이 될 만한
불멸의 명작 한 편 쓸 수는 없을까
관념시든 순수시든 참여시든
사물시든 이미지시든
전통 서정시든 실험 해체시든
시는 정결한 언어
절제된 문장이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쉽게 쓰여 지지 않는다?
내일의 정신세계를 열어 가고픈
내 희망찬 긴 여정에
이름 없는 한 권의
두툼한 문집 같은 산문시는 말고
일행시든 단시든 연작시든
명치끝 툭! 때리는
감동을 주는 시 따뜻한 시
땅 한 번 울려 줄
우리 민족의 얼이 서려있는
언어言의 사원사寺 한 채 짓고 싶다.
한석산 / 태안반도 모항에서 태어났으며 2004년 <중앙일보> 지상백일장 장원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자음과 모음』이 있고, 현재 미카엘 노인복지 요양병원 원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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