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방

내 안의 아이--12. 문파 가을호, 12, 호수

관음죽 2012. 7. 19. 16:47

내 안에

철없는 아이가 살고 있다

내가 바쁠 땐

떨어져 앉아 주인 눈치 보는 강아지처럼

얌전하다

태풍이 지나간 하늘, 구름이 걷히고

바다만큼이나 푸른 창공을 바라볼 때면

때로는 성숙한 어른이 되기도 한다

청소기와 밀대의 임무가 끝나고

고요가 힘주는 시간, 사랑에 굶주린 아이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밑빠진 항아리처럼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아랫배 가득 숨을 길게 들이마시며

천천히 길게 내뱉는다

심호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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