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방

소나기--11. 호수, 12 여름 문파

관음죽 2011. 7. 26. 16:38

멀쩡하던 하늘

점심 단단히 하고는

심술궂은 바람이 쌓아올린 모래섬 하나

시커먼 낮은 구름으로 떠돌다

번쩍 불빛에 휘감기어

으르릉 쾅쾅 으름장에 허물어진다

나뭇잎이 뒤집히고

날아가는 새의 날개가 찢어질지라도

우우우 세차게 한바탕 몰려오는

난타의 함성

적막을 부수는 기적 소리처럼 

가슴을 쓸어내는,

움찔하고 후련한 순간이다